어디 좀 다녀오는 동안 봄은 제주시 별도봉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오늘은 꼭 운동 겸 산에 다녀와야 하겠다고 벼르고 별러 나가면서
카메라를 들고 가고 싶었던
건,
바로 요녀석을 만나려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이 산자고(山慈姑)란 녀석은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인데,
양지 바른 곳에 없는 것처럼 숨어 있다가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고개를 내밀고 피어나는
들꽃입니다.
꽃대 끝에 흰 꽃이 피는데, 바깥쪽에는 진한 자주색의 줄무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아무 때나 가서는 만날 수 없습니다.
꼭 햇살이 제대로 비치는 11시∼3시 사이에 가야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피려면 아무래도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 사이가 되어야 할
것을
제주도에 있는 산, 따뜻한 양지쪽이어서 빨리 핀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 무등산, 백양사를 중심으로 퍼져
있으며
일본과 중국 등지에도 분포합니다.
산불 감시 초소 아저씨는
사흘 전부터 활짝 피어났다고 하지만
나는
오늘 처음 만났으니까 첫 꽃이라고 해야 되겠죠?
이 꽃에다 봄을 실어 추위를 많이 타는 전국의 독자들에게 보내
드립니다.
향기도 그만입니다.
출처 : 블로그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 글쓴이 : 김창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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