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감상
김호석은 자신의 예술적 집념에 따라 인물화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그 과정은 고달픈 장인적(匠人的) 수련과 연찬의 길이었다.내가 아는 한 한국화가로 김호석만큼 인물 데생을 많이 한 화가는 없다.그것이 오늘의 김호석을 지탱케 해 준 밑천이 되었다.김호석은 또 초상화의 길을 굳게 걸었다. 청명 임창순 선생 초상을 계기로조선시대 초상화의 현대적 계승과 재해석의 길은 성철스님 초상,관응스님 초상에서 한 정점을 맞이했고그는 역사 인물화만으로 작품전을 갖게도 됐던 것이다.1999년 김호석은 42세의 나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어400평이 넘는 전시장에서 장대한 전시회를 가질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끈질긴 현대 인물화, 현대 초상화라는 예술적 과제를 끌어안고 살아온 것에 대한 평가였다.최근작들의 형식을 보면 백묘법(白描法)에 가까운필선의 생동감이 그 요체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 그의 그림속에 담채와 수묵의 번지기가 구사되고 있지만 웬지 내 예감에 그는 조만간 백묘의 길로 가고 말 것만 같다.김호석은 20대 청년화가 시절부터 붓과 먹을 쓰는 솜씨가 남달리 뛰어났다."수묵화 운동" 시절 김호석의 작품들이 동시대 다른 화가들과 크게 차이를 보인 것도사실은 그 능숙한 필묵법이었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