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와사(=구안외사(口眼歪斜), 안면신경마비 : Bell's palsy)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담배를 입술에 넣었는데 담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시 주어서 입술에 넣었는데 또 떨어졌다든지, 물를 마시는데 물이 밖으로 줄줄 새고 있다면 놀라움으로 거울을 보게 되고 한 쪽 눈과 입이 쳐지고 비틀린 것을 보고는 당혹감과 충격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병원을 찾게 된다.
이는 안면을 지배하는 제 7 뇌신경의 일시적 마비현상이 대부분으로 2~3주 경과하면 자연 회복되는 경우도 많고 간단한 치료로 거의 호전이 되나, 중추신경계 손상(중풍)이나 매독, 뇌종양 등이 원인인 경우에는 예후가 불량하다.
대부분은 제 7 뇌신경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되며 한 쪽 안면 표정근의 마비가 주된 증상으로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발생되지만 40세 ~ 60세 정도에서 많이 발생한다.
옛 말에 다듬이 돌 등 찬 돌을 베고 자면 입이 돌아간다고 하여 절대 금기시 했는데 실제 상당한 일리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는 마치 건강한 사람은 영하10도 이하의 추위에도 잘 견딜 수 있으나 허약한 사람은 감기나 다른 질환에 걸리기 쉬운 것과 같은 이치로 건강이 허약한 사람이 과로나 스트레스에 의해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주로 발생되고 있다. 임상에서 관찰해보면 치료기간 역시 허약한 사람일 수록 오래 걸리며 100% 원상 회복이 되지 않고 근육이 실룩거리는 경련이나 눈이 약간 쳐진 후유증을 남기고 있음을 많이 볼 수가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대부분 말초신경인 제 7뇌신경 마비(안면마비)이지만 뇌 속의 중추신경마비(중풍,뇌졸증)에 의한 경우도 있으므로 감별에 의한 치료가 중요하다.
우선 안면마비 환자는 한 쪽 안면 근육의 마비로 마비된 쪽의 눈을 감을 수 없고 마비 쪽 이마의 주름도 이완되어 펴지게 된다. 또한 마비 쪽 입도 쳐지게 되며 정상적인 반대편으로 끌려가면서 비틀리게 된다. 그러나 이 외의 다른 증상은 없다. 즉 만지거나 꼬집을 때 촉감이 있으므로 통증을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마비된 쪽의 귀 뒤쪽에 뻐근한 통증을 느낄 수가 있으며 눈을 감으려 하면 눈동자가 위로 치켜져 올라간다.
반면 중추신경마비 환자는 한 쪽 팔, 다리가 마비되는 반신불수의 증세를 동반하거나, 발음이 어눌하고, 음식을 삼키는데 힘들어 하며, 이마의 주름도 없어지지 않는다. 중추신경마비는 뇌의 출혈이나 혈전, 뇌종양 또는 두개골 골절이나 수술, 뇌염 등에 의해 발생되는데, 뇌교의 안면신경로가 침범되었을 때 일어나게 된다. 또한 안면의 상부인 전두근은 정상이고, 하부 쪽으로 마비증세가 있으며 미각에도 이상이 없다.
안면신경마비가 오기 전에 대체로 전조증상이 있는데, 몸살이 오는 것 처럼 몸이 무겁고 특히 귀 뒷쪽이 뻣뻣하고 두통이나 현기증으로 구토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안면이 마비되면 마비되지 않은 쪽으로 잡아 당겨지게 되어 마비된 쪽은 밋밋하게 정상으로 보이고 정상 쪽 안면은 근육과 살이 튀어 나와서 정상 쪽을 마비된 쪽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의 증상을 확인하기 위하여 안면근육의 활동을 검사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사용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검사 방법은
* 눈감아 보기
* 얼굴 찌푸리기
* 미소짓기
* 콧구멍 볼록하게 만들어 보기
* 입술 내밀기
* 휘바람 불어보기
등을 검사하여 마비된 부위와 해당 신경, 근육을 찾아낼 수 있다.
모든 병이 그러하듯이 구안와사 역시 평소의 건강한 상태가 예방의 최선인데, 임상에서 살펴보면 과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심한 정신적 충격이나 불안한 심리가 계속될 때 면역체계가 약해지면서 발생하게 됨을 알 수가 있다. 그러므로 운동을 생활화하여 건강을 유지해야 하며 정신적 충격을 대비해서 모든 일을 너무 깊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보다 대범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동양의학에서 살펴보면 구안와사는 제일 가벼운 중풍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풍(風)과 화(火), 담(痰), 또는 습(濕) 등이 경락(經絡)이나 오장육부(五臟六腑)에 침범하여 어혈(瘀血)을 발생시키고 기혈(氣血) 순환을 방해하므로 발생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육음사기(六淫邪氣 : 자연에 존재하는 여섯가지 기운인 풍(風:바람), 한(寒:찬기운), 서(暑:더위), 습(濕:습기), 조(燥:건조), 화(火:불)가 몸에 들어와서 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때 사기(邪氣:좋지 않은 기운)이라 하며, 병을 일으키지 않거나 대기에 존재할 때는 정기(正氣: 정상적인 기운)이라 한다.)가 혈맥(血脈)에 침범하여 병을 일으키면 구안와사가 되며, 육부(六腑)를 침범하면 반신불수가 되고, 오장(五臟)을 침범하면 의식의 혼미와 함께 생명이 위태롭다고 보고 있다.
중풍은 계절과 기온등 날씨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겨울이나 기온차가 심한 초봄의 이른 아침에 찬바람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빈도가 높으니 노약자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음식 또한 주의해서 섭취해야 하는데 특히 기름진 육류와 술의 과식은 인체내에서 화(火)를 동(動)하게 하고 담습(痰濕)과 어혈(瘀血)을 발생시키므로 중풍의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 금물이다. 중풍의 소인이 있다함은 고혈압, 당뇨를 비롯해서 심장질환, 비만, 허약체질자들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 무서운 중풍은 예방이 최선임은 두 번 언급할 필요가 없고, 예방의 최선책은 운동의 생활화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위에 언급한 음식과 날씨 역시 신경을 써야 한다.
물리추나 치료는 마비된 안면의 근육을 찰법으로 따뜻하게 온보시키고, 안유법, 날법으로 근육과 피부의 기혈을 소통시켜 주면 1주일 내로 정상 회복된다. 침이나 IMS를 병행하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혈자리는 양백, 찬죽, 승읍, 지창, 협거, 내정, 합곡, 양노, 하관, 영향, 동자료, 관료 등에서 취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