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떠나고 싶을 때...

[스크랩] 봄을 기다리는 야생초 사랑

한 울 타 리 2006. 3. 1. 11:35

'꽃무지풀무지'에 봄이 시작되고 있었다.

봄비에 이끌려 2월의 마지막 날 경기도 가평군 하면 대보리에 있는

'꽃무지풀무지'를 찾았다.

강원도 영서지방에는 서설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온실에 있는 복수초가 피기 시작할 무렵부터

야생화의 꼼지락거림을 느끼기 때문이다.

 

 

 

 

복수초가 햇님을 못보면

꽃잎을 감추는 속성을 알면서도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 녀석들도 가끔은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두 송이만 기다려 주었다.

 

 

 

복수초 옆으로 애기앉은부채가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꽃대부터 올리는 녀석이 온실 속에서는 잎도 함께 서로를 보듬고 있다.

꽃은 교만을 모른다. 그냥 자신을 만들어 가고 있을 뿐이란 생각을 했다.

 

 

 

나도 질세라 겨우내 움추렸던 머리를 왕관처럼 내미는 '처녀치마'

시간을 거스르지 않는 진리를 말하고 있었다.

그들의 숨결은 인간의 욕심을 부끄럽게 하고 있었다.

 

 

 

그랬다. 자연은 질서를 말하고 있었다.

돌단풍도 '니들이 질서를 알아!'하면서 의연히 봄을 맞고 있었다.

봄 기운은 돌틈 속까지 보듬어 주고 있었다. 

 

 

 

꿩의 비름도 층을 쌓으며 기다림을 말하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는 것은 자연의 이치리라.

 

 

 

'바위무늬장대'는 또한 소박하게 자신을 꽃피우고 있었다.

계절의 속삭임으로 봄을 싹틔우고 있었다.

그랬다. 자연은 거짓이 없다. 욕심도 교만도 없이

질서의 신비를 보여주고 있었다.

2006. 02. 28 . '꽃무지풀무지'에서 


 
출처 : 블로그 > 야생화 사랑 | 글쓴이 : 그리움 [원문보기]